고립된 현실을 화폭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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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현실을 화폭에 담다
  • 현정석 기자
  • 승인 2020.08.2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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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콘텐츠미디어 현정석 기자] 조소정 독립 큐레이터가 고립된 개인의 한계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마주하고 화폭에 현실을 적응시키고 있는 작가 4인을 모아 ‘People Unknown’ 展을 기획했다.

‘People Unknown’전은 2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목동 예술인회관 로운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새로운 시대에는 그에 따라 다른 정서가 나타난다. 코로나19라는 의도치 않은 재난으로 인해 고립된 자아들은 각자의 장소에서 더욱 다른 이와의 관계를 되짚어 보기 마련이다.

권진우, 김정미, 장수시, 한민수 이 네 명의 작가들의 인물화를 모아놓은 이번 전시는 작가마다 각각 다른 위로 방법과 희망을 공유하고자 하는 의의를 가지고 있다.

권진우는 색채를 빼고 흑백으로만 말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근엄하고 진지하지만 상처투성이다. 자신의 내면을 드러낸 자화상이기도 하다. 전체적 조형은 단순화 시키되 인물의 표정은 정교하고 섬세하다. 이 인물들에 독특한 센티멘털리즘을 결합시켜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화면 가득 얼굴들로 중첩되는 김정미의 군중시리즈는 현대인들이 지닌 획일성 가운데서의 개별성, 개별성 가운데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입술만 드러낸 군중은 모두 다르고 동시에 같은 표정을 띠고 있어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고있는 느낌이다. 기계적인 웃음들 이면에는 숨겨진 현대인의 우울이 있다.

요즘 같이 마스크로 입을 가려야 하는 때에 이 우울감을 입술이 가진 표정언어로 적용시켜 자신만의 명랑하고 개성있는 작품을 만든다.

장수시는 동양화로 인연을 희망하고 기다리는 작가다. 연은 원과 희망이다. 그래서 장수시 작가는 구도적으로도 원형을 주로 그린다. 고전적인 동양화를 현대적 가치와 트렌드에 결부시키고자 하는 새로운 모색이 돋보인다. 동양화의 은은함과 섬세함이 담겨 있으면서도 현대적이다.

한민수의 세계는 상상만화 같다. 그의 작업은 미래의 풍속도 느낌을 주는데 그는 호모 데웁스(HOMO-DE-OOPS)라는 미래의 인종을 새롭게 분류했다. 실수하는 인간, 소외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흔히 AI나 로봇이 지배하는 미래세계는 세기말적으로 묘사되지만 그의 세계에서 인간종들은 여전히 약간 게으르고 여전히 실수하며 고만고만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묘한 낙천주의가 담겨있어 불확실성 시대에 신선한 위로와 재미를 선사한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변한 듯한 이 코로나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집단으로부터 통제를 받고 있으면서도 고립되어 있기만 하면 그 어느 때보다 통제로부터 자유롭다. 집단에서 스스로 고립을 자처해도 따가운 눈총을 받지 않고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데 이토록 좋은 핑계도 없는 때이다.

다만 갑자기 낯선 시대가 그들에게 불현듯 도래했고 세상과 거리두기하던 작가들를 코로나로 소통하게 한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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