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 나무는 '나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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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밥 나무는 '나의 자화상'
  • 현정석 기자
  • 승인 2020.07.11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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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콘텐츠미디어 현정석 기자] 나무를 사랑하는 사진작가 이흥렬의 3번째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어 관객들의 가슴에 작은 파문을 던지고 있다.

이흥렬의 3번째 ‘세계 나무 사진 프로젝트(Photographic Artist Yoll Lee’s

World Tree Photo 3rd Project)’ 서울 ‘창의문의 뜰’에서 31일까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의 주인공들은 바로 작가가 지난겨울,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를 누비며 촬영한 ‘바오밥나무’이다.

사진가 이흥렬은 나무를 소재로 10여 회 이상 개인전을 했으며 2017년부터 새로 시작한 ‘세계 나무 사진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경이로운 나무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바오밥나무 전시는 2017년 네팔 히말라야의 ‘랄리구라스나무’, 2018년 이탈리아 뿔리아(Puglia) 지역에서 촬영한 ‘천년의 올리브나무’ 전시에 이은 3번째 해외 나무 전시다.

그는 밤에 나무에 조명을 비춰 촬영하는 방법으로 작가만의 의미를 나무에 투영하고 있다. 특히 회화를 연상시키는 이번 바오밥나무 사진들을 보노라면 마치 ‘어린 왕자’의 동회 속에 들어온 것만 같다.

작가가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나무는 인간의 친구이며, 안식처이며, 생명이라는 것을 그동안의 나무 사진들을 통해 잘 표현해 왔다면, 이번 바오밥나무 전시는 그 의미에 더해 나무를 통해 인간의 꿈과 환상, 동화를 이야기한다.

이 전시에서 어릴 적 읽은 ‘어린 왕자’의 무시무시한 바오밥나무 뿐만 아니라, 작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신들이 사랑한 경이로운 바오밥나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밤하늘 가득한 별빛 아래 고고하게 서 있는 바오밥나무 사진을 보면, 태초의 신들의 세계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이 작가는 “어릴 때 읽은 ‘어린 왕자’의 바오밥나무는 내게 공포였고, 그 공포가 자라나 경이가 되었다. 그 나무가 실제로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바오밥은 내게 동경이 되었다”며 “바오밥을 촬영하는 내내 하늘엔 별들이 가득했고 그 아름다움에 달도 숨어 버렸다. 내 앞에는 오직 바오밥과 그 위를 비추는 별빛만 가득하였다. 바람도 우리 사이를 가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천상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눈물이 났다. ‘그건 꿈이었어. 그러니 잊어라. 만약 잊지 못하면 네가 찍은 사진을 보며 평생 그리워하다 결국 한 마리 동물로 외로이 죽게 될 테니까’”라며 “내가 찍은 것은 결국 바오밥의 사진이 아니라 나의 한순간을 기록한 자화상이었다. 찰나를 사는 인간이 장구한 세월을 사는 나무 앞에서 찍은 사진, 어쩌면 나의 영정 사진이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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